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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 판정

수목 고사, 하자인가 관리 부실인가

나무가 죽으면 법원과 심사기구는 일단 시공하자로 봅니다. 그 추정을 뒤집는 유일한 통로가 하자판정기준 제30조제3항인데, 조건이 하나 붙어 있습니다 — 주장이 아니라 입증입니다.

2026년 9월 11일 기준 · 법령은 개정될 수 있습니다

출발점은 “시공하자 추정”입니다

먼저 알아두셔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나무가 죽으면 일단 시공하자로 기웁니다.

국토교통부 고시 「공동주택 하자의 조사, 보수비용 산정 및 하자판정기준」 제30조제1항은 이렇게 정합니다.

조경수는 수관부의 가지 3분의 2 이상이 고사되거나, 수목의 생육상태가 극히 불량하여 회복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고사(枯死)된 것으로 간주하여 시공하자로 본다.

지주목 지지가 부실해 조경수가 쓰러진 경우는 입상불량 시공하자로 봅니다(제2항).

법원의 시각도 같은 방향입니다. 서울중앙지법 2015가합532295(2018. 5. 25. 선고)는 “수목 식재의 경우 생육에 지장을 초래할 만한 부실시공이 아닌 이상 고사로 진행되지 않음이 일반적”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했습니다.

즉 고사목이 확인되면, 원인을 따지기 전에 시공 측이 불리한 자리에서 시작합니다.

뒤집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 — 제30조제3항

같은 조 제3항이 예외를 둡니다.

제1항 및 제2항에도 불구하고 관리주체 및 입주자 등의 유지관리 소홀로 인하여 조경수가 고사되거나 쓰러진 경우 또는 인위적으로 훼손되었다고 입증되는 경우에는 하자가 아닌 것으로 본다.

핵심은 마지막 네 글자입니다. “입증되는 경우” 입니다. 주장이 아니라 입증입니다.

주장만으로는 감액조차 안 됩니다

부산지법 2010가합10279(2012. 2. 9. 선고)에서 보증사는 “입주자대표회의의 관리소홀로 조경수목이 고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므로 하자보수비를 감액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전액을 인정하고 감액을 거부했습니다. 이유는 “달리 원고의 관리소홀 등이 하자 발생 또는 손해 확대에 기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였습니다.

반대로 이 사건에서는 입주자 측이 사용승인일로부터 1년 이내에 하자보수를 요청한 공문 기록이 남아 있었고, 그것이 시공사가 요청받고도 방치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결정타가 됐습니다. 요청·통지 기록은 그것을 보낸 쪽의 무기가 됩니다.

자료 수준에 따라 결과가 갈립니다

지금까지 확인한 판결들을 자료 수준으로 늘어놓으면 이렇게 갈립니다.

시공 측이 낸 자료결과
주장뿐, 자료 없음감액 0% — 항변 전부 기각 (부산 2012)
정황 수준(시간 경과·노후화·관리 개입 가능성)하자는 그대로 인정되고, 책임비율 조정에만 반영
날짜·범위가 특정된 보수완료 기록해당 항목 청구 기각 — 방어 성공 (서울고법 2016나686)

서울고법 2016나686(2018. 8. 31. 선고)은 시공사가 기록으로 막아낸 실제 사례입니다. 법원은 “피고 코오롱은 2015. 9. 17. 이 부분 하자의 보수를 완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며 조경식재 고사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다만 같은 사건에서 같은 문서가 다른 항목에서는 배척됐습니다. 미식재 부분에 대해서는 “고사목 외에 미식재 부분까지 포함하여 조사하고 보수를 완료하였다는 내용은 찾을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기록은 적혀 있는 날짜와 범위까지만 효력이 있습니다.

한 가지 오해 — 관리소홀은 면책 사유가 아닙니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2008가합10613 판결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시공 상 하자가 원인이 되었다면 불가항력적 결함이나 사용·관리상의 과실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하더라도 이는 책임제한으로서 고려될 요소에 불과하며

관리소홀을 입증해도 하자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 사건에서 책임이 70%로 제한된 것도 관리소홀 때문이 아닙니다. 항소심이 든 사유는 넷이었고 — 8년 경과에 따른 자연 노후, 감가상각이 반영된 분양전환가격, 시공 잘못과 자연 노화의 구분 곤란, 그리고 관리상 잘못으로 하자가 확대되었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는 점” — 관리소홀은 그중 가장 약한 표현으로 한 번 언급됐을 뿐입니다.

그래서 “기록을 남기면 면책된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기록이 없으면 제30조제3항의 문을 두드릴 수조차 없고, 기록이 있으면 그 기록에 적힌 범위만큼 다툴 수 있습니다.

조사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고시 제67조는 고사 여부 조사를 현장실사를 통한 육안조사를 원칙으로 하되, 다섯 가지를 확인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무엇을 남겨야 하는지는 이어지는 글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인용한 자료

  • 국토교통부 고시 「공동주택 하자의 조사, 보수비용 산정 및 하자판정기준」 제30조, 제67조
  • 서울중앙지법 2018. 5. 25. 선고 2015가합532295
  • 부산지법 2012. 2. 9. 선고 2010가합10279
  • 수원지법 성남지원 2010. 11. 10. 선고 2008가합10613 (항소심 서울고법 2010나124238)
  • 서울고법 2018. 8. 31. 선고 2016나686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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